최근 인터넷 검색창에 세무사나 기장 관련 단어를 검색해 본 분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기묘한 광경을 목격하셨을 것입니다.
분명 '역삼동 세무사'를 검색해서 클릭했는데 뜬금없는 메인 홈페이지 상담창으로 순간이동하고, '홍대 미용실 전문 세무사'를 클릭했는데 방금 전 봤던 그 화면과 똑같은 랜딩페이지로 홱 튕겨 나갑니다.
소위 '리다이렉팅(Redirecting)' 꼼수 마케팅이 세무 업계의 인터넷 노출 시장을 온통 뒤덮고 있는 작금의 웃지 못할 풍경입니다.
1. "XXX동 세무사", "미용실 세무사" — 키워드 복사기의 시대
요즘 유행하는 이 기술의 작동 원리는 참으로 단순하고도 노골적입니다.
전국 팔도의 모든 행정동 지명(역삼동, 신사동, 서교동, 판교동...)과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업종(미용실, 카페, 필라테스, 헬스장, 치과, 온라인 쇼핑몰...)을 닥치는 대로 조합합니다. 그렇게 프로그램으로 수백 개, 수천 개의 깡통 웹페이지를 자동 생성해 인터넷 바다에 그물망처럼 뿌려둡니다.
검색엔진의 로봇을 속여 상위 노출을 잡은 뒤, 어떤 키워드로 유입되었든 간에 방문자가 클릭하는 순간 자사 메인 홈페이지나 상담 신청 창으로 홱 낚아채 버리는 방식입니다.
마케팅 대행사들은 "이 기술 하나만 세팅하면 전국의 잠재 고객을 싹쓸이할 수 있다"며 개업 세무사들을 유혹합니다. 기술에 어두운 초보 사업자들은 마치 엄청난 최첨단 비밀 병기라도 얻은 양 눈을 반짝이며 수백만 원짜리 프로그램을 사들입니다.
2. 같은 칼을 쥐고 벌이는 진흙탕 치킨게임
하지만 조금만 냉정하게 판을 들여다보십시오. 그 결과가 과연 아름다운 독점 승리로 끝납니까?
"결국 이 기술 안에서, 똑같은 기술을 사용하는 세무사무실끼리 또 피 터지게 치고받고 싸울 뿐입니다."
너도 '강남역 세무사' 리다이렉트 100개를 뿌리고, 나도 '미용실 전문' 가짜 페이지 200개를 뿌립니다. 동일한 솔루션, 동일한 트릭을 든 수십, 수백 개의 사무실들이 한정된 검색 결과 창 안에서 서로의 멱살을 잡고 뒹구는 진흙탕 치킨게임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모두가 꼼수를 쓰기 시작하는 순간, 그 꼼수는 더 이상 무기가 아니라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의 입장권에 불과합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내가 찾던 알짜 정보는 온데간데없고 웬 낚시성 랜딩창만 덜컥 뜨니, 1초 만에 창을 닫아버리는 '이탈률 99%'의 공허한 트래픽만 양산될 뿐입니다.
3. '케바케'의 덫: 알고리즘의 모래성 위에 지은 집
더 우스운 것은, 그 피 터지는 난타전 속에서 "내 사이트가 더 잘 노출되느냐 마느냐는 순전히 케바케(Case by Case)"라는 사실입니다.
어떤 날은 A 사무실이 뜨고, 다음 날은 B 세무사가 뜹니다. 검색 포털의 알고리즘이 도메인 점수를 어떻게 매기느냐, 크롤러 봇이 언제 긁어가느냐에 따라 들쭉날쭉 춤을 춥니다. 통제할 수 없는 운과 변덕에 기대어 사업의 운명을 맡기는 꼴입니다.
더 나아가 구글과 네이버의 검색 품질 관리팀은 바보가 아닙니다. 비정상적인 대량 리다이렉팅과 스팸성 키워드 낚시질을 단속하는 어뷰징 필터가 한 번만 돌아가면, 밤새 공들여 뿌려놓은 수천 개의 가짜 페이지들은 하룻밤 사이에 검색 제외(패널티) 처분을 받고 신기루처럼 증발합니다. 내실 없는 꼼수는 결국 모래성 위에 지은 집일 뿐입니다.
4. "네이버·구글에 광고비 집행할 생각은 1도 없다 ㅎㅎ"
그렇다면 리다이렉팅 대신 포털에 정정당당하게 키워드 검색광고(파워링크 등)를 때리면 어떨까요?
단언컨대, 저는 네이버나 구글에 광고비를 집행할 생각이 1도 없습니다. ㅎㅎ
세무 업계의 주요 키워드 클릭당 단가(CPC)를 보신 적이 있습니까? 경쟁이 붙으면 클릭 한 번에 1만 원, 2만 원이 우습게 빠져나갑니다. 그렇게 월 수백, 수천만 원의 피 같은 마케팅비를 포털에 바쳐봐야, 들어오는 것은 앞선 칼럼에서 신랄하게 짚었듯 "무료로 양도세 계산 좀 해주세요", "기장료 3만 원에 안 돼요?"라며 간만 보는 영양가 없는 뜨내기 전화가 태반입니다.
광고 대행사와 포털 플랫폼 배만 불려주는 그 무모한 돈지랄 판에 뛰어들 바에야, 그 돈으로 우리 직원들 따뜻한 소고기 한 번 더 사 먹이고, 시스템 인프라 서버를 한 대 더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백배는 현명한 경영입니다.
5. 꼼수가 판칠 때 고집해야 할 단 하나의 정공법
현란한 리다이렉팅 기술이 판을 치고 낚시성 마케팅이 범람할수록, 우리는 역설적으로 가장 투박하고 정직한 '정공법'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고객은 결코 멍청하지 않습니다. 낚싯바늘에 걸려 어쩌다 들어온 고객은 단돈 만 원 차이에도 언제든 도망가지만, 대표의 날것의 철학, 억울한 세금을 끝까지 막아내겠다는 '세필귀정(稅必歸正)'의 고집, 그리고 빈틈없는 담당자 관리 시스템을 온전히 이해하고 찾아온 고객은 평생을 함께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됩니다.
유행하는 마케팅 기술은 계절처럼 왔다가 사라집니다. 남들이 꼼수의 늪에서 서로 치고받고 싸우든 말든, 저는 오늘도 포털 광고비 한 푼 쓰지 않고 제 생각과 영혼이 담긴 진짜 글을 씁니다.
결국 마지막에 살아남아 시장을 지배하는 자는, 가장 현란하게 낚시질을 한 자가 아니라 가장 단단한 실력과 신뢰의 성채를 지켜낸 자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