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 공식 칼럼

블로그를 열심히 하면 고객이 늘 것 같지? 천만의 말씀

이민우 회계사 정평세무컨설팅 대표 공인회계사 이민우
· 2026.10.05 · 5분 독해
"블로그나 인터넷 노출로 돈이 되는 알짜 계약이 쏟아져 들어올 거라는 기대는 1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남들이 전속력으로 달리는 세상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예 잊혀져 저 뒤편으로 밀려나 버리기 때문입니다."

전문직이나 1인 기업을 시작하는 분들이 가장 흔하게 빠지는 달콤한 환상이 있습니다.

"전문적인 지식을 담아 블로그를 열심히 쓰고 인터넷에 노출하면, 고객들이 알아서 줄을 서겠지?"

단언컨대, 천만의 말씀입니다. ㅎㅎ 실전 비즈니스의 바닥은 그렇게 순진하지도, 낭만적이지도 않습니다.

1. 최저가를 찾으면서 대기업 총수 행세를 하는 사람들

인터넷이나 SNS 검색을 통해 처음 유입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뚜렷한 공통적 특징이 있습니다.

다들 하나같이 의욕만 앞서고, 어디서 주워듣고 본 것은 많아서 본인이 무슨 대단한 글로벌 대기업 총수라도 된 것처럼 거만하게 행동합니다. 하지만 정작 그들이 요구하는 기장료나 자문료는 시장 최저가 수준에 턱걸이해 있습니다.

최저가에 근접한 푼돈을 내밀면서, 수억 원대 수수료를 지불하는 삼성이나 현대 같은 대기업 총괄 컨설팅급의 무제한 24시간 케어 서비스를 당연하다는 듯 요구합니다.

단언하지만, 세상에 싸고 좋은 것은 절대 없습니다. 적당히 다들 자기 분수를 알아야 비즈니스가 성립하는 법입니다. 싼 데는 싼 이유가 있고, 비싼 데는 비싼 정밀함이 있는 법입니다.

2. 주말과 새벽을 가리지 않는 전화와 사라진 예의

심지어 기본 예의조차 찾아보기 힘듭니다. 개업 초창기,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는 조금이라도 고객을 한 명 더 만나보겠다고 블로그 하단에 제 개인 휴대폰 번호를 대문짝만하게 적어두었습니다.

그때부터 지옥문이 열렸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전화벨이 울려댔습니다. 정규 영업시간은 물론이고, 늦은 밤 11시, 주말 새벽, 심지어 명절 연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짜고짜 전화를 걸어옵니다.

무슨 돈이라도 맡겨놓은 사람처럼 대뜸 본인이 궁금한 세금 질문부터 쏟아냅니다. 개업 초기에는 일거리가 워낙 없었던 터라, '이 사람이라도 잡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썩은 동아줄인 줄도 모르고 30분, 1시간씩 정성을 다해 공짜 답변을 해드렸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제 피 같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붓고 나면 돌아오는 반응은 늘 한결같았습니다.

"아, 예~ 잘 알겠습니다. 생각해 볼게요."
"감사합니다. 검토 후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뚝. 통화는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3. "검토 후 연락드리겠습니다"의 진짜 속뜻

수백 통의 그런 허망한 통화를 겪고 나서야, 저는 비즈니스 언어의 잔인한 진의를 깨달았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검토 후 연락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가장 위선적인 정치적 수사입니다.

이것은 길을 가다가 수년 만에 마주친 어색한 동창과 헤어지며 던지는 "야, 언제 밥 한번 먹자!"라는 말과 100% 똑같습니다. 영원히 밥 먹을 일도 없고, 다시 연락이 올 확률도 0%인, 가장 형식적인 거절의 인사일 뿐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초보 사업가나 전문직 분들이 계시다면, 이런 거절에 절대 속상해하지 마십시오. 원래 세상의 이치가 그렇습니다.

정당한 대가도 지불하지 않으면서 밑도 끝도 없이 공짜 질문을 던지거나, 뜬금없이 사무실 방문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열에 아홉이 당신을 뼛속까지 단물만 빨아먹으려는 부류입니다. 직접 피눈물 나게 당해보고 깨져봐야만 비로소 그런 얌체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저 역시 겪어보기 전에는 전혀 몰랐던 미련한 사람이었습니다.

4. 이 업계의 본질은 결국 '대면 영업'과 '신뢰'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봅시다. 블로그를 열심히 하면 기장 계약이 마구마구 쏟아져 들어올까요?

절대 아닙니다. 실제 유의미한 계약 체결에는 1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세무 기장은 고객의 사업 명운과 재산을 다루는 무형의 서비스입니다. 글 몇 줄, 현란한 홍보 문구로 결정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눈을 마주치고, 악수를 나누고, 진정성 있는 태도와 실력을 직접 확인하는 '대면 영업'과 깊은 인간적 신뢰만이 최종 계약을 성사시키는 유일한 열쇠입니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매일 글을 쓰는 이유

돈이 되는 계약으로 직접 연결되지도 않는데, 그렇다면 도대체 저는 왜 지금 이 순간에도 밤을 새워가며 블로그를 쓰고 인터넷 노출에 공을 들이는 것일까요?

이유는 아주 명확합니다.

"나 말고도 세상의 모든 경쟁자들이 죽기 살기로 열심히 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블로그를 통해 대단한 부귀영화를 누리거나 수백 건의 계약을 따내겠다는 헛된 욕심은 버린 지 오래입니다. 다만, 치열하게 앞으로 질주하는 수많은 전문가들 틈바구니에서 뒤처지지 않고, 이 험난한 세상 속에서 '정평세무컨설팅'이라는 이름이, 그리고 '공인회계사 이민우'라는 존재가 영영 잊혀지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발버둥이자 마지노선입니다.

인터넷 노출을 통해 당장 큰돈을 벌겠다는 기대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멈춰 선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세상의 저 뒤편 어두운 구석으로 밀려나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릴 것입니다.

오늘도 묵묵히 자판을 두드리는 이유, 그것은 거창한 성공의 환상이 아니라 '치열한 세상의 흐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정직한 생존의 증명'입니다.

이민우 대표회계사
이민우 공인회계사 대표

정평세무컨설팅 서울본사 대표회계사 (CPA / CTA DUAL)

포스코·삼성·현대 컨설팅 출신. 기장 시장의 불투명한 관행을 타파하고 합법적 철통 방어로 1000만 사장님의 땀방울을 지켜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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