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 기장', '기장료 3만 원', '첫 3개월 무료 기장'.
인터넷 검색창을 두드려본 사업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주쳤을 자극적인 문구들입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 역시 개업 초기 거래처가 없어 피가 마르던 시절, 이런 키워드로 노출 마케팅을 정말 치열하게 해봤습니다.
세무 서비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형적인 무형의 상품입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대부분의 세무사무실 서비스는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우리 세무법인은 남들과 완전히 다르고 매우 특별하다?" 단언컨대, 그것은 완벽한 거짓말이자 위선입니다.
미안하지만 고객은 절대 바보가 아니어서 그런 그럴싸한 홍보 문구에 쉽게 속지 않거나, 아니면 반대로 너무 바보라서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인지조차 모릅니다. 계약할 때는 온 세상을 다 구해줄 것처럼 호언장담하지만, 막상 도장 찍고 나면 정작 대표 세무사·회계사는 쏙 빠지고 초짜 사무직원 손에 장부를 내던져 버리는 것이 이 바닥의 씁쓸한 현실 아니던가요?
1. "가격이라도 깎아보자" — 최저가 마케팅의 덫
차별화도 먹히지 않고 막막하던 시절, 결국 고객에게 가장 원초적이고 확실하게 먹히는 무기는 '가격'뿐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밤낮으로 포털에 '최저가 기장료', '업계 최저 수수료', '3개월 무료' 키워드를 열심히 세팅하고 광고를 돌렸습니다.
효과가 있었냐고요? 네, 전화는 드문드문 걸려왔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걸려 온 문의 전화를 받으면 받을수록, 저는 깊은 절망과 환멸감에 휩싸여야 했습니다.
2. 최저가를 보고 찾아오는 사람들의 소름 돋는 공통점
최저가 광고를 보고 찾아오는 사람들은 크게 딱 두 부류로 나뉩니다.
첫째, 말도 안 되는 비상식적인 서비스를 요구하는 사람들.
둘째, 다른 세무사무실에서 손사래를 치고 다 내쫓은, 누구도 맡기 싫어하는 골치 아픈 악성 업종.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었습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뼛속 깊이 고약한 근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회계사와의 신뢰나 장기적인 세무 파트너십 따위에는 관심도 없습니다. 오직 여기저기 끝없이 '비교질'만 해대면서, 엉망진창으로 꼬여버린 자신의 위험천만한 사업체를 헐값에 대신 똥물 뒤집어써줄 '호구 세무사'를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들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과연 그들이 우리 사무실에만 연락했을까요? 아닙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온갖 세무사무실 수십 군데에 복사해 붙여넣듯 전화를 돌렸을 것이 뻔합니다.
3. 자극적인 키워드가 불러모으는 '파리 떼'의 실체
'최저가 세무사', '최저가 기장료', '제일 싼 세무사', '기장료 3만 원', '무료 세무 상담'...
이런 류의 키워드는 언뜻 보기에 클릭을 유도하고 트래픽을 모으는 만능열쇠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참혹하기 그지없습니다.
자극적인 미끼로 꼬여낸 트래픽은, 비즈니스에 전혀 도움도 안 되고 수수료 한 푼 제대로 낼 의지도 없는 '파리 떼'를 사무실 안으로 불러들일 뿐입니다.
진지하게 미래를 고민하고 규모 있게 성장해 나가는 정상적인 대표님들은, 절대 '기장료 3만 원'짜리 찌라시 광고를 보고 자신의 핵심 재무를 맡기지 않습니다. 헐값 기장을 내세울수록 오히려 정상적이고 건강한 우량 고객들은 거부감을 느끼며 멀리 달아납니다.
4. 결론: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서비스를 제공하라"
수많은 시행착오와 피눈물 나는 삽질 끝에 제가 얻은 가장 명쾌한 결론은 이것입니다.
"결국 세상에 싸고 좋은 것은 절대 없다."
싼 가격에 특급 호텔 서비스를 바라는 것도 도둑놈 심보고, 최저가를 받으면서 VIP 전담 컨설팅을 해주겠다고 떠벌리는 것도 새빨간 사기입니다.
세무 전문가로서의 자존심을 헐값에 팔아넘기지 마십시오.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고, 그 대가에 걸맞은 정직하고 밀도 높은 서비스를 책임감 있게 제공하는 것. 서로가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며 존중하는 건강한 관계를 맺는 것.
'적당한 가격에, 합당하고 든든한 정직한 서비스.' 이것이야말로 10년을 바닥에서 구르며 터득한, 기장 시장의 변하지 않는 유일한 정답입니다.